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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하계 '찾아가는 장애인 레저스포츠' 지도자 소감문

  • 작성자 최수빈
  • 작성일 2022-07-20
  • 조회수 3461
 안녕하십니까 특수체육교육과 20학번 최수빈입니다. 저는 이번 국립대학육성사업으로 진행되는 ‘찾아가는 장애인 레저스포츠’ 1회차 가족캠프를 7/12~7/15 3박 4일 동안 참여하였습니다. 이 프로그램과 이 프로그램 과정 속에서 제가 느낀 점을 특수체육교육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두 가족이 하루 동안 수상스키 및 레저카누, 래프팅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총 6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도자 연수를 다녀온 학우들은 이번 프로그램에서 지도자가 되어 가족분들을 지도했으며, 두 팀으로 나누어 한 가족씩 담당하여 진행했습니다. 저는 교육팀 이외에 가족관리팀을 맡아 가족-운영진 간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가족분들의 컨디션 관리와 일정 안내를 했습니다.

 첫째 날, 시각장애 가족과 자폐성 장애를 가진 가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시각장애 가족을 맡아 오후에 레저카누 및 래프팅을, 다음 날 오전에 수상스키를 진행했습니다. 카누를 타기 전, 노란색 테이프로 표시가 된 패들을 통해 올바른 방법으로 패들을 잡는 법을 지도했습니다. 그 후 카누를 타는 법과 지도자의 언어적 지시만으로 참가자가 카누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지도자 연수 때 저는 직접 고글을 쓰고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카누를 탔을 때 물 위에 떠있는 느낌은 무서움으로 다가왔고 심한 울렁거림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느낀 점을 바탕으로 카누를 탈 때 지도자는 정확한 지시를 통해 신뢰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도 외에도 안전을 위해 평소 그냥 벗어놨던 신발도 한 쪽으로 정리를 하고 보행 시 가족분들보다 앞에서 서 상황을 먼저 확인하였습니다. 다음 날 수상스키를 탈 때도 마찬가지로 바닥엔 최대한 아무것도 없게 스키를 한쪽으로 정리했습니다. 평소 저희가 당연하게 행했던 것들에서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 지적, 뇌병변 장애를 가진 두 가족을 만났습니다. 첫째 날과 마찬가지로 오후에 레저카누 및 래프팅을, 다음 날 오전에 수상스키를 진행했습니다. 황상현 선생님과 조교님께선 가족 웰커밍을 할 때 자연스럽게 참가자의 손의 악력을 확인하셨습니다. 그 후 어떻게 프로그램을 진행할지 의논하시는 모습을 보며 대상자의 수준과 특성을 파악하고 수정과 변형을 통해 대상자에 맞는 체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양손의 악력 불균형으로 인해 카누가 한 방향으로 기울기도 했지만 뒤에서 보조를 하고, 패들을 이용해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지도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날 하루 종일 비가 많이 와 다음 날 강의 유속이 매우 빨라져 있었지만 수상스키 지도에만 집중하다보니 유속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교수님께선 물에 들어가 유속을 확인해 보라고 말씀하셨고 밖에서 강을 바라볼 때보다 유속이 빠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 안전을 위해 수상스키 지도를 하지 못하고 놀이 기구를 타며 물놀이를 했습니다. 참가자가 수상스키를 타지 못 한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안전이 제일 중요시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날, 자폐성 장애와 청각장애를 가진 가족을 만났고 저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가족을 맡아 지도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참가자는 호기심이 많았고 주의 집중력이 짧아 짧고 반복적으로 설명을 하였고 집중할 수 있도록 평소보다 큰 목소리와 리액션을 보였습니다. 참가자는 물을 좋아했지만 물의 온도에 민감했고 얼굴에 물이 튀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참가자는 좌식 스키인 칸스키를 진행하였는데 다른 수상 활동에 비해 혼자 타는 스키이다 보니 걱정이 많았습니다. 강에 들어가기 전 수영장에서 지도자들은 칸스키를 잡고 참가자에게 물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수영장을 돌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겁을 떨쳐낼 수 있도록 옆에서 할 수 있다며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무사히 참가자는 첫 바퀴를 빠지지 않고 탈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첫 시도의 성공의 중요성에 대해 깨달았습니다. 처음 수업을 진행할 때 카누, 수상스키보다 강에 있는 거북이 보트에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다음 날 수상스키를 타기 전에도 거북이 보트를 탈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하지만 칸스키를 타고난 후 참가자는 거북이 보트가 아닌 칸스키를 탈 수 있냐고 물었고 두 바퀴나 더 돌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줄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은 첫 시도의 성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에는 달고나를 만들고 쫀드기를 구워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어머님, 아버님이 예전 추억을 되살리며 열심히 달고나를 만드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비록 실패한 달고나들이 많지만 다 같이 나눠 먹으며 재밌는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후 가족분들과 함께 오늘 하루를 담은 영상을 보면서 추억을 기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족분들이 영상을 보며 매우 좋아하셨고 수상 활동을 하는 모습엔 다 같이 손뼉을 치고 칭찬하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 시청 후에는 지도자들이 모여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당일 하루 지도하면서 느낀 점을 서로 공유하고 다음 날 새로 오시는 가족분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도 시 주의사항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간담회를 통해 서로에게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수영도 못하고 물도 무서워하기 때문에 이번 프로그램을 신청하기에 앞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무턱대고 신청했다 프로그램에서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같이 해보자는 학우들의 권유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구명조끼 덕분에 다른 것은 다 괜찮았지만 칸스키에 타서 중심을 잡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저는 쉬는 시간에도 물에 들어가 계속 연습을 하고 다른 학우들에게 질문을 하며 결국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물에 대한 무서움도 많이 극복을 하고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일들을 선생님들과 함께여서 할 수 있었던 거 같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많은 장애 유형의 대상자들을 많이 만나보며 같은 수상 활동을 수정 및 변형해 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면서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적 경험을 하며 장애인 스포츠를 지도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뿐만 아니라 장애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도자 연수 때는 배우는 입장에서, 프로그램에선 지도자의 입장에서 생활하다 보니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나서 저를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이 지도자 연수 때보다 여유롭다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이 여유로움의 시간이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아닌 원활한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계획 및 준비, 휴식, 피드백 등의 시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도자로서 프로그램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지도자 연수 때 저희를 위해 고생하신 교수님, 운영진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지도자 연수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이 배움을 베풀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연수 및 프로그램 동안 더운 날씨에 비까지 내려 텐트 생활이 힘들고 불편했습니다. 바뀐 생활여건이 적응되지 않아 쉽게 잠이 들지 않고 잠에서 자주 깨는 학우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생활을 하면서 벌레 없는 깨끗한 집, 시원한 에어컨 등 일상생활에서의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힘든 여건에도 불구하고 서로 배려하고 도움을 준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3박 4일 지도를 하면서 마지막 날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첫날에는 ‘3박 4일을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마지막 날이 되니 이제야 적응을 하고 감을 찾은 것 같은데 집에 갈 시간이라는 것이 아쉬웠고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할 때 교수님께서 감을 찾은 것만으로도 좋은 성취를 하고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을 듣고 이러한 생각을 한 제가 성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박 4일의 짧은 프로그램 속에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고 직접 지도를 하면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워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 신청하지 못 한 학우분들도 다음 프로그램에 신청하여 좋은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신 교수님과 운영진 선생님, 모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함께 고생한 우리 지도자 선생님들도 감사하다는 말 전하며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