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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공지사항

신입생들에게(너희들의 선생님이)

  • 작성자 특체과
  • 작성일 2017-03-01
  • 조회수 4417
"신입생 환영회와 첫 MT... 걱정하지도 불안해 하지도 말거라."

3월2일인 내일은 신입생 입학식이다. 축하한다. 
이 시기가 되면 학과의 교수로서 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함께해야 할 것들과 가르쳐야 할 것들...
대학 새내기인 너희들만큼이나 교수들과 선배들도 너희들에게 적응해야 할 것들이 많다.  함께 노력하자꾸나.  

매년 새학기가 시작되면 학과의 행사가 많다.
앞으로 학과의 개강총회와 신입생 환영회에 이어 난생 처음 대학에서의 첫번째 MT를 경험할 것이다.   

너희들은 어떤 기분일까?.. 궁금함? 호기심? 설램? 막연한 불안감?...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어떤 이들은 대학에서 왜 이런 행사가 필요하냐고 물을 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매스컴에서 터져 나오는 과거 불미스런 일들로 인해 이러한 학과행사를 기피하는 대학이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일부 대학들에서 진행되었던 잘못된 학과 행사들은 거론할 가치도 없이 나쁜 것이다.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신학기에 치뤄지는 대학 행사들의 장점과 유용함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너희들이 꼭 알았으면 좋겠다. 
내가 대학을 다니면서 느낀 것들처럼 그리고 10년 넘게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경험한 결과도 그렇다.   

대학은 교육기관이자 작은 사회다.

아무리 대학이 취업학업의 행태로 변해가고 있어도 우리 교수들은 대학이 가지고 있는 교육적 역할과 가치를 절대로 간과하거나 버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학은 전공 지식을 쌓는 것이 기본이지만 본격적인 사회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1학년 신입생들에게 대학은 무척이나 낯설고 새로운 환경이다. 
모든 것이 너무 크게 변한 나머지 다가오는 하나하나가 두려울 지경일 것이다.

이러한 혼동에서 빨리 적응하는냐? 아니면 두려운 혼동이 계속되어 대학생활에서 도퇴되느냐? 가 신입생들의 3-4월에 결정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통계적으로 3-4월 중에 대학 입학을 포기하는 경우들이 생기고 있으며, 이 중 적지 않은 이유가 대학생활 부적응인 것이 현실이다.  

이 시점에서 신입생들은 스스로 '이제 내가 대학생이구나', '이제 내가 우리대학의 구성원이구나'를 느끼고 새로운 변화를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와 돌파구가 절실하다. 마냥 대학의 다른 구성원들(학과 교수와 학교 선배들)의 눈치를 보며 계속되는 낯설음이 공포가 되는 시간을 가능한 빨리 중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에서의 신입생 환영회나 학기 초의 학과별 MT는 그러한 돌파구를 공식적으로 마련하는 것이다.

아마 어떤 이들은 꼭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다 개인(신입생) 하기 나름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 내버려 두면 적응할 학생은 적응하게 되고 도퇴될 학생은 도퇴된다.

하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대학은 그렇게까지 새로운 구성원에 대해 방관할 만큼 무책임하지는 않다.

최소한 내가 몸 담고 늘 지켜보는 이곳에서는 그렇다.

아직 대학 교수들과 선배들은 시작도 하지 않은 신입생들이 적응하던 말던 상관하지 않을 정도로 책임감을 상실하지 않았으며, 어떤 문제로 책임을 물을까봐 중요한 가치들을 외면하지는 않고 있다. 

매년 신입생 환영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신입생 얼굴을 하나하나 유심히 살피게 된다. 많이 편해진 얼굴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리고 내일의 대학생활이 기대되는 눈치들을 확인하게 된다. (나만의 생각인가?...하지만 대학생활 경험상 그리 틀린 판단은 아닐 것이다).

물론 장기자랑이나 자기소개 등을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번잡한 과정을 거치게 되지만 무언가를 얻기 위한 노력은 어느 곳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10여년 전 과거의 음주문화는 이제 없다. 어거지의 강요도 없다. 자정을 넘어가며 행사를 강행하는 불합리한 행태들도 이제는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매년 10시 이전에 곧장 귀가하라는 선배들의 소리에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보이는 것이 요즈음 신입생 환영 행사의 정칙이다. 과장되고 왜곡된 매스컴 정보에 전혀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신학기 3-4월을 지나게 되면 늘 그렇듯이 강의실 복도를 지나는 1학년 학생들의 인사소리와 표정들이 밝아지게 된다. 
첫 3월의 대학내의 공간에서는 누가 교수인지, 누가 학과 선배인지 애매했기 때문에 신입생들에게 불안함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불확실함의 해소는 신입생들에게 가장 큰 자신감이 될 수 있다. 절대로 학과의 공식 행사들을 피하려고 하지 말거라.  

선배들의 강의실에서는 1학년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들먹이며 신입생 환영회 장기자랑에 대한 여운을 이야기 한다. 비록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고 판에 박힌 기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다행이다. 이제 최소한 신입생들이 대학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공간들이 많이 줄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새롭게 입학한 내 제자들이 불안하고 낯설다는 이유로 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실은 대학생활에서의 두려움은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피하지 말고 오히려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거라. 혹 그러다 실수하더라도 그것은 또 다른 시도를 위한 충분한 경험과 지혜가 될 것이다. 

나 또한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 충분히 너희들의 부모님과 사회에서 제기하는 걱정을 이해한다. 하지만 자식을 항상 내안에 품어 둘 수는 없다는 것도 서로 받아들여야 한다. 너희들은 이제 대학생이자 반은 사회인이다.  

종종 언론 보도를 통해 나타나는 편협되고 왜곡된 보도는 대학에서의 유용한 가치를 소실시켜 버리는 안까움을 낳게 하는 경우가 있다. 경험과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며 스스로 판단하거라. 그것이 대학생이 고등학생과 다른 큰 차이점이다.   

집에서의 부모님의 마음처럼 대학교에서 교수와 선배들은 또 다른 부모의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교수들은 앞으로 학생들과신입생 환영회에 참여하고  MT 버스에 같이 오르게 될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많은 일들과 에피소드들이 생길 것이다. 또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가며 제자들은 대학생활과 다르게 살벌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사회에 대해 착실히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내 친구들은 종종 내가 학생들과 신입생 환영회와 MT를 간다하면 부러워 하며 시샘을 한다."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니?" 
그렇지가 않다...머릿속 온통 복잡함과 무거운 책임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것만 알아두렴. 그것은 너희들의 선배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잊지마렴.
매년 우리학과는 학과 행사의 슬로건을 만든다. 학과 구성원들이 잊지 않고 있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배려와 감동!",  "술은 2할 마음은 8할!"이다. ㅎㅎ. 

다시 한번 한국체육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에 입학한 것을 축하한다. !!! 함께 열심히 신학기를 잘 헤쳐나가 보자.